워더링 하이츠의 주인 언쇼 씨가 도회지에서 데려온 고아 히스클리프는 주인집 남매 힌들리와 캐서린과 함께 자란다. 세월이 흘러 언쇼 씨가 죽자 힌들리는 히스클리프를 몹시 학대한다. 더군다나 같이 지내는 동안 사랑하게 된 캐서린이 부유한 가문의 아들인 에드거의 청혼을 받아들이자 히스클리프는 절망에 빠져 사라진다. 삼 년 뒤, 부유한 신사로 변한 히스클리프가 돌아오고 비극적인 복수의 폭풍이 몰아치게 된다. 그는 무절제한 생활을 하던 힌들리를 도박으로 파멸시키고 전 재산을 빼앗은 뒤, 그의 아들 헤어튼을 하인으로 부리며 학대한다. 또한 증오심에서 에드거의 누이동생 이사벨라를 유혹해 결혼한다. 그리고 캐서린에게까지 접근하여 에드거를 괴롭힌다. 캐서린은 히스클리프에 대한 사랑으로 인해 괴로워하다 결국 자신의 마음을 히스클리프에게 털어놓는다. 그러고는 딸 캐시를 낳고 숨을 거두고 만다.
남편의 학대를 견디다 못해 집을 나간 이사벨라는 아들 린튼을 낳고, 아들이 12살이 되던 해 세상을 떠난다. 또한 힌들리도 알콜 중독과 실의에 빠져 죽고 만다. 히스클리프는 스러시크로스 저택을 손에 넣기 위해, 병약한 아들 린튼과 캐시를 강제로 결혼시키지만, 린턴은 곧 죽고 만다. 에드거마저 세상을 떠나자, 복수의 불길을 다 태워 버린 히스클리프도 캐서린 영혼을 찾아 헤매며 쓸쓸히 죽어간다. 그러나 이러한 슬픔의 끝자락에도 희망이 꿈틀대고 있었다. 언쇼 가와 린튼 가에 남은 두 사람, 헤어튼과 캐시 사이에 사랑이 싹트기 시작한 것이다.
《폭풍의 언덕》은 에밀리 브론테의 유일한 소설이다. 황량한 자연을 무대로 펼쳐지는 격정과 증오를 제3자의 회상체 형식으로 그리고 있는 이 작품은 다소 로맨스풍의 분위기인 데다, 주제와 표현 기법에 있어서 당대의 다른 소설들과는 판이하게 달라, 처음 책이 나왔을 때는 내용이 어둡고 사악하다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 19세기 말이 되어서야 많은 시인, 문학인들에 의해 비로소 그 빛을 발하기 시작했고 마침내 현대 최고의 소설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기에 이르렀다. 구체적 현실 세계와 그것을 초월한 정신 세계를 강렬한 필치와 풍부한 상상력으로 그려내고 있으며 인간의 본질을 잘 파헤쳤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