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이 된 준서는 키가 작아 ‘난쟁이 똥자루’라고 놀림을 받습니다. 그러나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준서는 ‘미친 예수’라 불리는 왕따, 혜진을 괴롭히던 가해자였습니다. 어느 날 아침, 이유도 모른 채 왕따의 가해자에서 피해자가 되어 버린 준서. 그를 왕따로 만든 가해자는 바로 강민이었습니다. 그리고 준서가 피해자가 되도록, 강민이 가해자가 되도록 내버려 둔 방관자인 많은 아이들, 그 속에 성원이 있습니다. 왕따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강해지기를 소망하는 아이들, 프로 레슬링은 그런 아이들에게 하나의 탈출구이자 내면의 폭력성을 뿜어내는 통로입니다. 오늘은 내가, 그리고 다음 날은 네가, 왕따는 지독한 장난처럼 아이들을 괴롭힙니다.
왕따는 그저 장난으로 내면에 감춰진 폭력성을 확인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잔인한 괴롭힘과 폭력 행사로 이어집니다. 그렇지만 왕따는 여전히 장난처럼 포장되어 있고, 실제로도 다시 장난처럼 반복됩니다. 《지독한 장난》은 청소년 사이의 ‘왕따’를 주제로 한 이경화 작가의 새 작품으로 왕따의 가해자, 방관자, 피해자의 모습을 차별 없이 보여 줍니다.
❶ 역량 있는 작가의 순수 국내 창작물 : 이미 전작인 《나의 그녀》와 《나》를 통해 현상 너머에 있는 진실성을 다루는 데 뛰어난 감각을 보여 준 이경화 작가가 ‘왕따’를 가장 작위적이고 폭력적인 프로 레슬링에 빗대어 인간 내면의 폭력성에서 비롯됨을 이야기합니다.
❷ 독특한 구성 : 왕따에는 영원한 가해자도 방관자도 피해자도 없다는 현실에서 착안, 피해자만이 부각되는 기존의 도서와는 달리 가해자와 방관자, 피해자의 입장을 차별 없이 보여 주고자 했습니다. 이를 위해 작가는 각각의 상황에 놓인 세 명의 주인공을 등장시켜 규칙적으로 화자를 변화시키는 독특한 구성을 취했습니다.
❸ 뛰어난 심리 묘사 : 가해자, 방관자, 피해자의 입장이 세부적으로 묘사되어 있어, 독자로 하여금 현재 자신의 위치를 돌아보게 하고, 다른 위치에 있는 아이들의 입장도 이해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❹ 우리 시대, 우리 청소년들의 이야기 : 왕따를 주제로 한 동화는 이미 시장에 많이 나와 있으나, 청소년 소설은 외서에만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시대, 우리 청소년들의 왕따 이야기를 처음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